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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과 부모를 공경함은 하느님의 계명

2014. 7. 1.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상 첫 번째 순교자는 윤지충(尹持忠) 바오로입니다.

외사촌 형제들인 다산 정약용 들의 가르침에 따라,

1786년 정약전을 대부로 하여 다산의 자형인 이승훈에게서 영세를 받았습니다.

 

1791년 어머니 권씨가 죽자 가톨릭 교리에 따라 위패를 폐하여 불태우고

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이 관가에 알려져 조선 정계에 정파싸움을 유발했습니다.

그는 전주감영으로 끌려가 국문을 받고, 불효 ·불충 ·악덕 죄로 사형당했습니다.

(辛亥迫害 : 珍山事件 - 두산백과)

 

제사를 폐지하고 신주를 불태운(廢祭焚主) 일은

유교가 지배하던 당시 사회체제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이런 행위는 오늘날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지 말라고 하셔서 우리를 당혹하게 합니다.

 

18 예수님께서는 ---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명령하셨다.

21 그분의 제자들 가운데 어떤 이가,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2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

(마태 8,)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면 무엇보다도 먼저 장례를 치르고

다음에 볼 일을 보는 게 너무나 당연하거늘,

왜 예수님은 장례를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라고 하셨을까요?

 

여러 학식이 깊은 성서학자들의 설명을 찾아 본 결과

저에게 가장 설득력이 있는 학설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대인들은 ‘하찮은 사람’ 들을 부를 때 ‘죽은이들’ 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오늘 말씀에서는 세상일에만 마음이 있어서, 놀고 먹는데만 정신이 팔린 사람들,

즉, 종교적 믿음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에페소서 2장의 ‘1. 여러분도 전에는 잘못과 죄를 저질러 죽었던 사람입니다.’

와 통하는 표현입니다.

<Albert Barnes 1798-1870>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우리 일반인들에게

‘장사를 지내지 말고 따라오라’고 말씀하신 게 아니라,

‘그분의 제자들 가운데’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

“믿음을 가지는 것이 우선” 이라는 가르침을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십계명에서 “부모에게 효도하여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히 부모 자식 간의 관계뿐 아니라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계명으로 받아들여집니다.

 

1939년 교황청이 제사 문제를 다시 검토해서 이를 허용함으로서

우리의 전통과 가톨릭 교리간의 커다란 걸림돌이 사라진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죽은 이들’이 아니라 ‘산 이들’인 우리는

조상과 부모님의 고마움을 다시 확인하고, 그들을 공경하며

자손들에게도 ‘효’의 정신을 잘 가르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