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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연장전 리스트’를 만들고 실행하기

2014. 7. 22.

 

 

중죄를 지은 죄인이 사형 언도를 받았습니다.

재판관은 ‘죄질이 나빠서 사형을 면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깊이 뉘우친 점을 참작해서 사형의 종류는 죄인이 결정토록 한다.’고

온정을 베풀었습니다.

사형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늙어 죽는 방법을 택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한 토막의 난센스 코미디이지만 여기서 우리는

삶에 대한 인간의 질긴 욕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개똥밭을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좋다.’는 속담처럼

사형을 당해서 인생을 끝내기 보다는

평생 감옥에 갇혀 있더라도 살아있기를 바라는 것이

누구나의 마음일 것입니다.

 

깊은 병이 들어 머지않아 생을 마감할 사람들은 거의가 다

금년 연말까지만, 또는 막내가 결혼하는 모습을 볼 때까지,

손주가 초등학교 입학하는 걸 보고나서, 가게 해 달라고

삶의 연장을 빈다고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의 소망을 많이 들어주셨겠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그걸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는 실제로 생명을 연장 받은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1 그 무렵 히즈키야가 병이 들어 죽게 되었는데,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 예언자가 그에게 와서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의 집안일을 정리하여라.

    너는 회복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2 그러자 히즈키야가 얼굴을 벽 쪽으로 돌리고 주님께 기도하면서

3 말씀드렸다. “아, 주님, 제가 당신 앞에서 성실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걸어왔고,

   당신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해 온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4 주님의 말씀이 이사야에게 내렸다.

5 “가서 히즈키야에게 말하여라. ‘너의 조상 다윗의 하느님인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자, 내가 너의 수명에다 열다섯 해를 더해 주겠다.’”

(이사야서 38,1-5)

 

히즈키야는 올곧게 살아온 덕에 15년의 생명을 연장 받았습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단순히 보상으로 그렇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를 더 살게 해 줌으로서 그가 이룰 일들에 대한 소명이 있었을 것입니다.

 

요즈음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의 목록(버킷 리스트)을

작성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2003년에 영국공영방송(BBC)이 시청자 2만 명에게

죽기 전에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습니다.

돌고래와 수영하기, 호주 대환초에서 스쿠버 다이빙, 고래 구경,

물속에서 상어와 놀기, 스카이다이빙 등이 가장 많은 대답이었습니다.

 

만일 이 세상을 떠나는 날이 확정되고

하느님께 생명을 연장시켜달라고 청하게 될 때는

당연히 ‘왜 더 살아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위에 예를 든 ‘버킷 리스트’들을 마저 하기 위해서

“연장해 주세요.” 하면 하느님이 허락해 주실까요?

 

그것들은 순전히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들이고

자신의 책임으로 실천하지 못 한 것이지

삶의 연장전에서 허락될 일들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리스트를 만들면 하느님이 좋아하실까요?

우리 모두가 썼다 지웠다, 심사숙고하여

반드시 합격할 수 있는 ‘연장전에서 할 일 목록’을 작성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리스트가 완성되면, 연장전을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부터 당장 하나씩 하나씩 실행해 나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