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조회 수 3313 추천 수 0 댓글 0

 

 

‘남을 위해 쓰이기를’ 바라는 기도

2014. 2. 11.

 

작년 2013년 3월 13일 저녁 베르골료 추기경에서,

새롭게 교황 프란치스코로 다시 태어난 분이

베드로 대성전 중앙 발코니에 첫 모습을 나타냈던 광경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교황께서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좋은 저녁입니다.” 라는 아주 평범한,

그러나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인사로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황(皇)’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어진 교황으로서의 첫 ‘사도적 축복’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엄위하고, 감히 접근할 수 없는 위치의 성직자가

평신도와 비신자들을 향해 무거운 축복을 내려주시던 광경을 생각했던 저는

머릿속이 하얘짐을 느꼈습니다.

 

그분은 “제가 여러분을 축복하기 전에, 먼저 하느님께서

저 자신에게 복을 내려주시도록 여러분이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요.”

하시며 머리를 깊이 숙이셨습니다.

 

 

저는 ‘이것이 기도의 참모습이구나!’ 하고 깊이 느꼈습니다.

그리고는 ‘지혜의 왕’ 솔로몬의 기도를 떠올렸습니다.

 

5    --- 주님께서 꿈에 솔로몬에게 나타나셔서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하고 물으셨다.

6   솔로몬이 대답하였다. ---

7    --- 당신 종을 --- 임금으로 세우셨습니다만,

     저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아서 백성을 이끄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9   그러니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10 솔로몬이 이렇게 청한 것이 주님 보시기에 좋았다.

11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 “네가 ---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12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없었고, --- 뒤에도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열왕기 상 3,)

 

 

솔로몬이 왜 지혜를 달라고 청했습니까?

자신의 부귀영화를 오래오래 자자손손 누리기 위해서입니까?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책임 맡은 백성들을 잘 살게 해 주기 위해

백성의 말을 ‘듣는 마음’을 주시고 선과 악을 분별하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주님 보시기에 좋았으므로 주님은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십니다.

 

 

하느님은 무슨 부탁도 다 들어주시는 분이시므로

우리가 드리는 기도를 다 들어주십니다.

그러나 정말 기다리시는 기도는 ‘남을 위한 기도’입니다.

나 자신, 내 가족, 내 친구를 위한 기도를 할 때에도

그 축복이 ‘남을 위해 쓰이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그런 기도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