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기가 오랜 지병 끝에 4월 24일 타계했습니다.

그의 부드러운 미소와 다정한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윤기는 훌륭한 가톨릭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기도와 성서 읽기를 쉬지 않았으며

성당 단체 활동에서도 모범적이었습니다.

 

가톨릭에는 '레지오'라는 신앙 봉사 선교 단체가 있는데,

저와 같은 단원이었습니다.

우리 분당 마태오성당에서는

부단장으로서의 활동을 기려

오늘 아침 10시에 '레지오 장'으로 윤기를 모십니다.

가톨릭으로서 참으로 영광스러운 장례식입니다.

 

제가 준비한 아래 글을

후배 단원이 고별사로 낭독할 것입니다.

 

동창 여러분도 윤기를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오 형님을 보내며

 

비오 형님은 늘 웃는 얼굴이었습니다.

말씀은 부드러웠고, 행동은 겸손했습니다.

은총의 모후에서 활동하면서

한 번도 언성을 높이거나 거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신앙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철저했습니다.

교본연구에서 후배들이 잘 못 아는 점을 바로 잡아주고

의문이 있는 구절에 대해서는 단원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지병으로 약주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2차 주회합에 반드시 참석하여 단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엄격한 큰 형님 같은 자세로

저희 후학 단원들을 이끌어 주셨습니다.

 

가정생활도 저희들의 본보기였습니다.

어머님을 잘 모시고, 형수님과는 늘 다정했으며

아들 세현 가족과 딸 효민이에게도 좋은 아버지,

멋있는 할아버지였습니다.

 

가족미사 봉헌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부인 루시아 자매님과 딸, 세 식구가

기도하는 모습은 경건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지금도 세 분이 늘 앉아 있던 자리에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건강이 그렇게 안 좋으면서도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 함께 점심을 할 때도

이 후배의 앞날만을 걱정하셨습니다.

 

형제들의 손으로 입관되던 모습은 아주 평온하였습니다.

저는 형님이 천국에 드셨음을 확신했습니다.

기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래도 북받치는 눈물을 참을 수 없고

형님의 기도하는 모습이 보고 싶습니다.

 

형님,

여기 이렇게 많은 레지오 단원들이 모여서

형님을 전송합니다.

형님의 신앙생활의 결론입니다.

 

저희는 형님이 자랑스럽습니다.

늘 형님을 추억하고

형님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형님,

편히 쉬십시오.

 

2014년 4월 26일에

아우 손형원 프란치스코가 작별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