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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직위’에서 ‘나대지’ 않습니까?

2013. 8. 12.

 

‘극과 극을 달리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에

냉탕온탕(冷湯溫湯)이 있습니다.

예컨대, 야구시합에서 한 선수가 수비 실수를 해서

안 줘도 될 점수를 내줍니다.

그러다가 막판에 그 선수가 홈런을 쳐서

패배 직전의 팀을 승리로 이끕니다.

이럴 때 냉탕온탕을 다녀왔다고 표현합니다.

 

기업에서도 냉탕온탕을 사용하는 일이 있습니다.

능력은 있으나 대가 세서 다루기 어려운 직원을,

누구도 가기 싫어하는 자리로 발령을 냅니다.

그 직원이 그 자리에서 기가 죽고,

‘어떤 경우에라도 회사에 충성을 바쳐야 처자를 먹여 살린다.’

라는 마음이 골수에 박혔다고 인정될 때,

그를 다시 요직으로 옮겨주는 것입니다.

조금 야비한 냉온탕 전술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냉탕온탕을 자주 왕래하였습니다.

15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6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

18 ---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 16,)

 

 

아주 기분 좋은 온탕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21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22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23 ---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베드로는 지독한 냉탕으로 굴러 떨어집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스승이 죽임을 당하면 안 된다는 말에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는 꾸중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요?

왜 예수님께서는 ‘사탄’으로 부르며 준엄하게 다루셨을까요?

 

저는 예수님께서,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은 베드로가,

그리고 대대로 이 열쇠를 이어받을 사람들이,

하느님의 계획을 모르고, ‘나서고’ ‘나대는’ 교만과 전횡을 저지를까

경계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난 2천년 동안, 하느님 뜻에 맞지 않는 많은 잘못들이

행해지지 않았습니까?

 

우리는 어떻습니까?

개인으로서 하느님 보다 앞전에 나서는 일은 없었는지,

자기가 맡고 있는 ‘자리’에서 함부로 나대지는 않는지

늘 돌아보고, 주위의 말을 듣는 용기를 가져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