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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털듯이’ 언짢은 감정도 털어버려라

2013. 9. 30.

 

어느 영업집에 갔다가 불쾌한 일을 당하면

그 집을 나오면서 ‘퉤 퉤!’ 침을 뱉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거꾸로 영업집의 입장에서, 함부로 구는 손님이나,

못되게 구는 구걸하는 사람이 다녀가면,

주인이 종업원에게 ‘얘야, 소금 뿌려라!’ 하기도 했습니다.

 

침을 뱉는 행위는 입 안에 있는 더러운 것을 뱉어버리듯이,

너희와 같은 상점에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표현이고,

소금을 뿌리는 행위는 불순물을 소독하고

다시는 그런 부류가 오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에는 상가엘 갔다 오면 집안에 들어오기 전에

몸에다 소금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부정한 것이 묻어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이 같은 경우, 예수님 시대에 그 지방에서는 다른 식으로

부정을 막고, 액땜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보내시며,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이르셨다.

 

5 “사람들이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고을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루카 9)

 

 

복음을 들려주어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떠날 때

발에서 먼지를 털어버리라고 하십니다.

‘먼지’란 ‘부정한 것’을 뜻하며, 그 부정한 것들이

다른 곳에 옮아가지 않도록 털어버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단박에 떠나라는

가르침은 아닐 것입니다.

최선을 다 해서 설명하고, 여러 차례 거듭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단념하라는 것이겠지요.

 

안 듣거나, 못 듣는 사람에게 도를 지나쳐 설득하려다가는

오히려 반감을 일으켜, 다시는 선교의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을

우리에게 지적하신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면 받아들이는 수도 있고,

하느님의 은총으로 ‘때가 되면’ 스스로 깨달을 수도 있으니까요.

 

 

덧붙여서 ‘먼지를 털어버릴’ 때는

동시에 그곳에서 겪었던 언짢은 기억이나 감정을

깨끗이 잊어버려서 마음에 남기지 말라는 말씀도 포함돼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