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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나서 보기’와 ‘보고나서 믿기’

2013. 7. 8.

 

필리핀에 주재할 때의 일입니다.

그곳에는 ‘믿음 치료사- Faith Healer’가 많이 있었고,

치유에 대한 그들의 초능력 소문이 널리 퍼져나가

한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치료차 다녀갔습니다.

 

제 주위에서도 여러 사람이 치료를 받았고,

그 중에는 피부병처럼 눈에 확실히 보이는 병이

나은 경우도 있었으니, 믿지 않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소문을 들은 지인들이, 또는 친구들의 소개로

한국의 여러분들이 찾아와, 그들을 모시고

‘믿음치료사’를 방문하였습니다.

 

눈앞에서 손가락으로 배를 열어 암 덩어리를 끄집어내고,

손바닥으로 문지르면 상처가 다 없어지고...

기적이 바로 눈앞에서 전개되었고,

카메라 촬영도 허용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이 목격하면서 웬 일인지

그에 대한 신뢰는 엷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경험자들의 말을 듣고, 치유 결과물을 보았을 때는 믿었었는데,

정작 직접 치료 과정을 보고나니 믿음이 없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는 것이 믿는 것 - Seeing is believing.’ 이란 말이

반드시 진리는 아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성 토마스 사도는 보지 않고는 믿지 못했습니다.

 

24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는

     예수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

25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26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토마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말씀하셨다.

27 그러고 나서 토마스에게 이르셨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28 토마스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29 그러자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요한 20,24-29)

 

 

마술을 보면, 없던 비둘기가 나타나서 날아오르고,

묶어서 상자 속에 넣은 사람이 사라집니다.

우리의 ‘눈’은 그 공연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지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눈속임이라는 것을 다 압니다.

 

그래서 눈은 있는 그대로를 보고 뇌에 전달하지만,

어떻게 속았는지는 모르면서도 마음은 믿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믿음’이란 마음이 결정하는 것이지,

우리 육체가 보고하는 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또, 세상에는 우리 몸이 감지하지 못하는 사물도 많이 존재합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우리에게 하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토마스는 ‘못 자국을 보고

거기에 손가락을 넣어 보고야 믿겠다.’고 버텨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우리를 위해서 “보지 않고 믿어라”고 천명하십니다.

‘믿고 나서 보기’와 ‘보고 나서 믿기’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믿음’의 바탕은 바로 ‘믿고 나서 보기’라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