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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돌은 없다

2013. 4. 8.

 

기원전 11세기 중국 은(殷) 나라 시절,

산동성 동해에 강 상(姜 尙)이라는 가난한 선비가 살았는데,

그는 80살이 넘도록 살림은 팽개치고, 온종일 책을 읽거나

위수(渭水)에 나가 낚시질만 하였습니다.

 

어느 날 서백(西伯) 직위에 있던 희 창(姬 昌)이 사냥을 나와

강 상의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고 그와 세상사를 논하다가

그를 스승으로 맞아 주(周) 나라를 세우고 은나라를 쳐부숩니다.

 

강 상은 재상으로서 주나라의 모든 제도를 수립하고 천하를 통일했으며,

춘추시대(春秋時代)의 첫 패자(覇者)가 되는 제(濟) 나라의 후(候)가 됩니다.

 

주나라 문왕(文王)이 된 희 창은

강 상이 자기 할아버지 태공(太公)이 바라던(望) 인물이라고

태공망(太公望)이라 부릅니다.

낚시 매니어를 강태공이라고 부르게 된 연유입니다.

 

 

강 상의 부인 마 씨는 가난이 지긋지긋하여

남편을 버리고 떠나 재혼합니다.

강 상은 주문왕을 만나기 전까지는 버림받은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통해 알려진 바보 온달(溫達)은

말 할 것도 없이 버려진 사람이었습니다.

얼굴이 험악하고 우스꽝스럽게 생겼지만 마음씨는 밝았고,

몹시 가난하여, 밥을 빌어 눈먼 어머니를 봉양하였다고 합니다.

평강공주[平岡公主 - 고구려 제25대 평강왕 (재위 559∼590, 평원왕 또는 평국왕이라고도 함)의 딸] 를

만나면서 온달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뀝니다.

 

‘공주는 패물을 팔아 말을 사러 보내면서

“시장의 말을 사지 말고, 나라에서 쓸모가 없다고 판단하여

  백성에게 파는 말을 고르세요. 그 가운데 병들고 수척한 말을

  골라 사오세요.”라고 했다.

 

공주는 부지런히 말을 길렀다. 말은 날로 살찌고 건장해졌다.

온달 또한 더불어 건장한 장수로 성장하였다.’

버려진 말을 탄 버려진 사람은 장수가 되어

북주의 무제가 요동으로 쳐들어왔을 때와

고구려군이 신라군을 치러 갔을 때 선봉장으로 맹활약합니다.

 

 

버려진 사람이 나중에 큰일을 한 일화는 아주 많습니다.

예수님 또한 버려지고 죽임까지 당한 사람이었습니다.

 

8 그때에 베드로가 성령으로 가득 차 그들에게 말하였다.

10 ---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곧 여러분이 십자가에 못 박았지만 하느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바로 그분의 이름으로,

    이 사람이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11 이 예수님께서는 ‘너희 집 짓는 자들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신 분’이십니다.”

(사도행전 4,)

 

 

버려지는 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창조하셨을 때는 쓰임새를 주기 위함이지

그냥 버려지라고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회와 나라, 인류를 위한 건물의 모퉁이 돌은 아니라도

어떤 건물을 구성하는 한 조각의 돌은 되겠지요.

 

아니면 적어도 ‘누구에겐가’에게는 ‘누구’가 되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