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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6일(화요일) 밤 11시 28명의 선남선녀가 교대역에 모인다.
다음날 한려수도 한복판 통영의 사량도에 있는 지리산을 오르기 위해서다.
버스에서 하루밤을 지새우고 가는 산행이라 지공선사들로서는 긴장이 되는 길이다.
여학생이 8명이나 되니 총무단으로서도 여간 부담이 가는 산행임에 틀림없다.
버스수배, 김밥준비. 산행지도, 아침식사, 배에 승선하는 절차등 거의 완벽하게 준비한 안녹영총무의 표정에서도 혹시나 하는 긴장감을 느낀다.
지리망산이 네 번째라는 이원구대원 “아직 종주는 못해 봤으니 이번에는 기필코 완주”라는목표가, 안녹영총무 부부도 이번이 네 번째란다. 너무 좋아서 산우회에 강추한 거란다.
원정일대원도 꼭 가보고 싶은 산이라 바쁜 일정중에도 참석한 거란다.

사량도 지리산은 너무 아름다운 산이라 소개하는 글도 아주 다양하다. 그 중 하나를 옮겨 적으면.....
경남 통영 사량도 지리산
쪽빛 바다와 수 많은 섬이 어우러져 천혜절경을 이루는 경남 통영의 한려해상국립공원.
공원의 중간쯤에 동쪽으로 길게 뻗어 마주보는 두 섬이 있다. 사량도다.

지리산(智異山)은 윗섬인 상도에 자리잡고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에 걸쳐있는 지리산과 이름이 같다.
지리산이 보이는 산이라고 해서 '지리망산(智異望山)'이라고 불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망'자가 빠지고 '지리산'이 됐다.
지리산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사량도 지리산'으로 불린다.
사량도 지리산은 해발 398m로 그다지 높지 않다.
하지만 기암괴석이 한려수도의 빼어난 경관과 어우러져 명산으로 꼽힌다.

지리산~불모산(399m)~옥녀봉(281m)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바위산의 힘찬 기운과 장쾌함이 느껴지고,  난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까지 있어 등반객들이 몰려든다.
능선 어디에서든지 지리산을 비롯해 내륙의 산과 다도해의 섬 산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기막힌 조망을 연출한다.
'산꾼'들이 주말마다 배를 타고 산을 찾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이유다.

사량도는 이름과 관련해 전설이 많은 섬이다.
사량도는 2개(상도, 하도)의 큰 섬과 9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다
상도와 하도 사이를 흐르는 물길이 가늘고 긴 뱀처럼 구불구불한 형세를 이뤄 '사량(蛇梁)'으로 불렀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섬 자체가 뱀처럼 생기고 뱀이 많다고 해서 '사량도'라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또 한 남자가 상사병으로 죽어 뱀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이두문의 한문 우화소설 '와사옥안(蛙蛇獄案)'내용은
상도와 하도의 생김새가 마치 뱀이 개구리를 삼키려는 형상이어서 사량도가 됐다는 이야기와 일치한다.

와사옥안은 개구리와 뱀의 송사사건을 의인화한 소설이다.

바위산인 옥녀봉은 욕정에 못이긴 아버지를 피해 딸이 몸을 던졌다는 전설이 녹아있다.
비가 오면 바위산에서 핏물이 흘러내린다고 한다.
혼례도 치르지 못하고 죽은 옥녀를 위해 사량도에서는 전통 혼례식 때 대례
(신랑이 혼인날 또는 그 전날 신부집으로 행차해 예식을 치르고 첫날밤을 보낸 다음 신부를 데려오는 과정)를  르지 않았다고 한다. 옥녀의 '사랑'이 '사량'으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다.

사량도 산행로는 사량도 내지선착장(돈지리)에서 출발해
지리산~불모산~가마봉~옥녀봉~대항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종주코스가 가장 인기다.
4시간 이내로 종주할 수 있지만 풍광을 즐기면서 여유있게 즐기려면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금평리(옥동)에서 불모산~옥녀봉, 불모산~지리산 방향도 있다.
특히 불모산에서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다.
암봉과 고암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다소 험하다.
그래서 산을 타는 이들은 "낮은 산이라고 해서 얕봐서는 안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지리산까지는 시원하게 눈에 들어오는 바다를 벗삼아 오르다 보면 그다지 지루하지 않다.
주변의 들꽃과 바위가 아기자기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지리산에 오르면 다음 봉우리인 불모산까지의 바위능선 양 옆으로 확트인 바다를 보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다음 옥녀봉까지는 조금 힘든 산행이다.
하지만 깎아지른 벼랑 사이로 노송이 매달려 있는가 하면
해골바위, 돈지매바위 등 기암절벽이 바다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을 타다 보면 철사다리, 밧줄타고 오르기, 수직로프 사다리 등 기초유격훈련장 같은 코스가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사량도 지리산은 기암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절경을 즐기면서 산행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산이다.

산행뒤 싱싱한 회 '진미'
관광 유람선 '남해 백미'
사량도는 지리산 외에도 자랑거리가 많다.
우선 1년 내내 다양한 물고기가 잡혀 낚시꾼에게는 아주 유명한 섬이다.
1~4월에는 볼락과 노래미, 5~7월에는 감성돔, 8~10월에는 농어와 삼치, 11~12월에는 볼락과 도다리 등이 잡힌다.
윗섬인 상도는 갯바위 낚시와 양식장 주변 배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주말이면 선착장이 북적댄다.
인심이 후해 특산물인 흑염소와 멸치, 바지락, 바다메기 등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아랫섬인 하도는 크고 작은 7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있는 칠현산과 봉수대 등이 있다.
등산과 관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최근 관광객수가 늘고 있다.
상도 옆의 작은 섬 수우도는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섬'으로 더 불린다.
유람선에서 바라다보는 수우도는 기암괴석이 많아 관광객들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해골바위로 불리는 수우도의 기암괴석은 균열과 요철의 미가 남해안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량도행 여객선은 통영시 도산면 가오치선착장과 경남 고성, 사천 등에서 탈 수 있다.
가오치선착장은 진주나들목을 지나 통영방면으로 진입한 뒤
고성나들목에서 14번 국도를 따라 통영방향으로 가다보면 나온다.
여객선은 계절에 따라 변동이 있지만 2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40분 정도 소요된다. 승용차도 실을 수 있다.
사량도의 면소재지가 있는 금평항에서 내려 산행기점인 돈지리까지 가려면
마을버스(1시간 간격)나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돈지항에는 지리산으로 바로 오르는 등산로 표지판이 있다.

산행일지

오전 3시반 버스는 바닷가휴계소에 정차한다. 총무단이 준비한 선지해장국으로  기를 하고서도 시간이 남는다. 통영 가오치항까지는 30여분의 거리고 사량도행 배편은 7시가 첫출항이니,
여기저기 모여 정다운 이야기 꽃으로 시간을 달랜다. 오전 6시 가오치항에 도착, 선착장에 메달린 사량2호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멀리 바다위로 떠오른 태양이 갑자기 우리의 시선을 잡아당긴다. 안개속으로 아물거리며 솟는 둥그런 해와 넘실거리는 잔잔한 파도가 붉은 빛을 삼키고 있다. 산에 오른 재미도 있겠지만 이것도 추억에 남는 풍경이겠지....

오전 7시 뚜뚜 뱃고동을 울리며 배가 후진하더니 서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시속 10놋트(?)로 배길을 가른다. 7시 40분 예정대로 금평항에 도착, 마을 버스를 타고 돈지리로 향한다.
버스기사의 사량도 자랑이 아주 넉살스럽다. 오른쪽은 지리망산이고, 왼쪽은 쪽빛바다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청정해역이라고 ....거기에 해병대출신이라는 것도 덧붙인다.

8시 15분 돈지초등학교를 끼고 오솔길을 돌아 산행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바위길이다 경사도 만만치 않다. 4시간 반이면 종주가 가능하다는데 아무래도 6시간은 족히 걸리겠다. 여학생과 몇몇은 중간에서 샛길로 하산할 거란다.
선두는 김해강, 정신모, 원정일, 송영문, 이원구, 명정수,김영주부부, 정병호가 앞장선다.   명정수는 경치에 취해 사진기를 들이대느라 쉴짬이 없다.
9시 45분 선두는 지리산(해발 397.6미터)에 첫발을 올린다. 다시 하산 촛대봉과을 지나 돈지고개에서 김밥으로 점심(?), 네발을 동원하여 바위을 오르니 불모산(해발 399미터) 탁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안개가 끼어 푸른빛 청정해역을 마음껏 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아도 기분은 째질듯 상쾌하다. 기념사진 한 장 찰가닥!!!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바위를 타고 오르 내리는 험한코스다. 경사가 90도가 되는 바위를 밧줄을 타고 오르기도 하고, 다시 밧줄을 타고 내리기도 한다.
가마봉에서 또 찰칵!!! 어떤곳은 절벽 사이로 밧줄에 매달린채 내려오기도한다.
밧줄에 기대어 옥녀봉을 오르니 사방이 탁트인 사량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내려오는 길이 ...흔들흔들 나무 사다리를 내려와야 한다.
여학생으로는 유일하게 완주한 김영주의 부인 우여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르지 않는 분들은 이런 짜릿한 기쁨을 모르실거다. 끝봉을 지나 하산하는 길에서 우여사
“시원한 생맥주 한잔이 그립다”는 한마디가 오늘 산행의 즐거움을 대변한 것은 아닐까?
13시 15분 드디어 거목에 도착, 가게에서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추기니, 신선놀음이 이것이 아닐까? 아마도 맨 후미는 1시간은 더 늦을테니 푹 여유를 부려볼까? 김영부대원은 샤워까지 하는 여유를 ....

산행 뒤풀이

언제나와 마찬가지다. 술꾼과 비술꾼으로 나뉜다. 그런데 오늘은 아니다. 술잔이 오고가는 폼세가 술값께나 오르겠다. 얼마전 딸 혼사를 치른 노병선부부가 스폰서를 한다는 광고가 한몫을 한건가? 거의 한시간 늦게 도착한 김권택회장, 명정수, 정학철, 우재형, 노병선부부...이분들도 완주를 했다함...도 성취감에 들떳는지 소주가 쉽게 넘어간다. 정담도 깊어지고, 목소리도 커진다. 오후 4시 금평항을 떠나 다시 통영으로....

돌아오는 길

오후 5시 통영을 떠난 버스는 김권택회장이 한턱 쓴 맥주로 다시 흥을 돋구니 노랫가락이 마이크에서 흘러 나오고, 자연스레 노래방이 열린다. 오후10시경 버스는 교대역에서 이틀에 걸친 산행을 마무리하고 모두들 집으로.

제 59강에 출석하신부들

부부팀;이동욱, 안녹영, 민병수, 우재형, 정승철, 유근원, 노병선,김영주
싱글 ;  김권택, 정신모, 김해강, 김경일, 엄경삼, 이태일, 정학철, 원정일, 송영문, 이원구
          명정수, 정병호
고마우신분; 노병선대원이 50만원을 뒷풀이 비용으로 희사하셨습니다.

글로 쓰지 못한 풍경들은 명정수대원이 올린 사진을 감상하며 즐기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