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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장; 남양주 철마산에서 원시인이 되다.

오늘 강의는 21명(남학생 14명, 여학생 7명)이 참석하여 가족 나들이 같은 아주 우아한 분위기로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鐵馬山에서 진행했습니다.

영하의 추위에 대비하여 방한철저, 온수보온병 준비가 바람직하다는 안총무의 어제 저녁 문자메세지에 겨울등산 가는 듯 전날 저녁부터 수선을 떨었던 것과는 달리, 늦가을 금화같은 옷으로 곱게 단장했던 은행나무가 갑자기 찾아온 세찬 찬바람에 옷을 훟훌 벗어 정원에 황금빛 카펫을 만들어놓은 상쾌한 아침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아 코발트색으로 칠한 듯 파랗고, 그렇게 세차게 불던 바람도 숨고르기를 하는지 조용하고, 기온도 가을을 되찾은 듯 따스하다.

철마산은 평소 잘 알려지지 않은 산으로 그 만큼 원시스런 자연을 간직한 아담한 산인데, 산만 원시가 아니고 산행안내 표시판도 오락가락하여 원시인이 만들었나 싶고, 산 정상에도 정상표지가 없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보라는 뜻일까? 원시인이 되어 보라는 충언일까?
산행코스는 정신모대장이 소개하듯 아기자기하고 아담하여 나이든 여학생이나, 지공선사들이 나들이 하기에는 그냥 괜찮은 산인데, 한가지 흠(장점이라고 소개됨)은 소나무같은 상록수가 없고 활엽수만 있으니 낙엽이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수북하여 등산로가 확실치 않아 조금은 길 찾기가 어렵고, 추운 날씨에 엷은 서리가 끼었으니 하산길에는 엉덩이와 낙엽이 정다운(?) 입맞춤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는 즐거운 불평이다.

1.철마산 소개(정신모대장)

철마산은 남양주시 진접읍과 수동면 경계에 있는 광주산맥의 줄기를 이루고 있는 조용한 명산이다. 산의 동편 수동면은 물 좋은 비금계곡으로 유명하고, 서쪽의 팔야리는 조선태조가 함흥에서 서울로 돌아오면서 여덟밤을 묵어간 역사적 고장이다.
철마산은 원래 낙엽산행지로 꽤 유명한 곳이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알려지지 않은 산이기도 하다. 단독 대상지보다는 천마산과 주금산을 잇는 종주 산행의 경우지 정도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스키장으로 익히 알려진 유명한 천마산이 남쪽으로 10km나 떨어져 있고, 북쪽으로 주금산이 있는 덕분에 사람의 때를 타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깨끗함과 호젓함을 간직하고 있다. 철마산은 웅장하고 빼어난 자태는 없으나, 아기자기한 산행의 미가 등산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산새가 험준하지 않아 산을 잘 타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적합하다.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어 가족 산행으로도 좋다.
철마산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낙엽이 떨어진 산길이다. 11월 말에서 12월 초가 되면 낙엽이 수북이 쌓여 밟고 가는 길이 폭신폭신 해 기분까지 포근해 진다.

2.산행일지

아침 7시반 교대역을 출발한 버스는 진접휴게소에서 해장국으로 배고픔을 달래고(오늘도 아침식사인 해장국은 김권택회장이 제공) 9시 35분 산행 들머리인 팔야리에 내려준다. 팔야교를 건너 조그만 중소공장들이 있는 길을 한참 걸어 마을 어귀에 들어서니 개들이 합창으로 환영?해 준다. 산행안내판이 없으니 만나는 사람마다 석본사 가는 길이 어디냐 물으며 포장도로를 걷기를 20여분 드디어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니, 낙엽송이 곱게 뿌려 놓은 황금 비늘이 발걸음을 즐겁게 해준다. 첫발은 이렇게 좋은 추억을 만들며.... 오르는 길은 그렇게 숨을 몰아 쉴곳도 많지 않고, 낙엽을 밟는 소리가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원시인이 만든 산행표시판을 뒤로하고 선두가 정상(안내판이 없어 정확치 않음)에 닿은 시간은 12시 5분, 김회장이 보온통에 가져온  뜨거운 북어국에 김밥으로 요기하고, 김해강표 복분자로 정상주 한모금...뜨거운 커피도 한 잔...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잠자고, 햇살은 따스하고.... 룰러보는 풍광은 없어도 마음은 푸근하다.
12시 40분 아장팀 도착, 다시 정상주 한 모금....오후 1시 마지막으로 아장아장팀 4명 도착하니 기념사진 찍고  선두는 하산 시작.....엉덩방아 찍기를 수 차례.. 당초 계획했던 금단이고개를 포기하고 팔야리로 하산...선두는 3시 55분 하산 완료...그런데 5명의 여성대원(김해강과 민병수부인은 선두에 합류)을 포함한 아장팀은 아직도 낙엽속을 헤맨다나...그런데 “오윤경대원“ 낙엽이 쌓인 길에서 계곡을 건너다 그만 길을 잘못 들었다네요. 우재형총무의 도움으로 하산을 마친 시간이 오후 5시....배꼽시계가 알람을 계속  울리니 서둘러 남양주시의 동태찌개 집으로...

3. 오늘 강의에서 특기할 일

   1) 오늘 강의에서는 입과 혀가 호사를 누렸습니다.
     국도변 진접휴게소에서의 황태해장국과 선지해장국은 모두들 맛있다는 평이었고,
     산행후의 동태찌개는 양이나 맛에서 티비나 블로그의 맛자랑에 오를만큼 훌륭했습니다.
  2) 선행 소개하나
     미끄러운 하산의 낙엽길에서 유근원과 정승철대원은 뒤따르는 여학생을 위해 낙엽을    
     쓸어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따뜻한 정을 나누었다는군요.
  3) 저녁만찬 마련
    오윤경대원이 벗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며 저녁만찬(동태찌개)을 선사하셧습니다.
    오윤경님!!! 정말 고맙습니다.
  4) 백산대학 격려
    오수길 동문께서 산우회는 못 나오지만 산우회원 전원이 백산대학을 건강한 모습으로
    졸업(2013년 11월 예정)하기를 바란다며 산우회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오수길님!!!  감사 또 감사합니다.

4. 산행후기

하루 하루 삶의 여정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행운입니까?
아직도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산에 오를 수 있다는 것 또한 지극히 감사한 축복입니다.
산길을 걸으며 버거운 삶의 짐을 한쪽으로 비켜 놓고 자연으로 돌아가 보는 재미도 그냥 괜찮습니다.
이제 12월 16일 (수요일)평창의 고루터기산 한번만 산에 더 오르면 새해가 다가옵니다.
새해에는 더 많은 벗들이 행운과 축복을 함께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