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조회 수 5887 추천 수 0 댓글 0
烏棲山의 억새축제
서해안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정상에 서면 사방이 일망무제로 트여 고개만 돌리면 대천해수욕장과 안면도 그리고 그 끝의 원산도가 그림처럼 펼쳐 보이는 산. 755봉 팔각정부터 약 20분간 남쪽 억새밭의 완만한 능선길 따라 정상까지의 길은 매년 10월 중순 억새축제를 개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산행코스은 홍천군 광천읍 답산리에서 출발하여 정암사를 거쳐 오서산 정상에서 점심을 하고 월정사를 지나 오서산 휴양림으로 하산한 후 ‘귀학정사’에서 은행사료로 키운 “토종닭백숙“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점심도시락도 김밥을 제공함. 이상이 59산우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산행 안내문이다.

천산대학 백산학과 51강은 이렇게 충남 보령시, 청양군, 그리고 홍성군에 걸쳐있고, 까마귀가 깃들어 산다는   충남 제3 고봉이며, 산의 남북으로 뻗어있는 억새풀과 그 아래로 바닷가의 평야와 푸른 서해바다,  점점이 떠있는 낙도, 그리고 멀리 수평선이 한눈에 들어와 평화스러운 분위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烏棲山에서 24명의 노익장들과 8명의 꾀꼬리들이 참석하여 가을 억새를 마음껏 즐겼다

평소보다 30분 늦은 아침 7시30분, 30명을 태운 버스는 오서산을 향해 부르릉...道高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며 전원주택도 짓고 있는 ‘한부영부부‘가 광천에서 합류할 거라는 안총무의 설명이다. 경부고속도로로 들어서니 출근하는 차량으로 붐비는데, 버스전용차선은 쭉쭉빵빵이다. 한시간 남짓인데 벌써 서해대교를 지나 행담도, 잠시 휴식후 다시 한시간, 버스가 광천읍으로 들어서니 “오서산 가을억새축제”라는 가로수에 걸린 프랭카드가 새우젓 냄새와 함께 우리를 반갑게 환영한다. 10시 15분 산행기점인 광천읍 담산리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던 ’한부영부부‘와 반가운 악수를 나누고 기념사진 한컷.....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제 51강은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가는 버스에서 김권택회장의 인사말로 시작한다. 오늘은 출석 32명, 대단히 기분이 업된 듯...바쁘신데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이신 ‘원정일대원’ 강철사나이 ‘엄경삼’ 요염한 부인을 모시고 오신 ‘박인순’ 그리고 2회 연속 출석하여 이제 뿌리를 내리셨다는 ‘오윤경부부’ ‘김양선대원’ ‘백승국대원’ 을 차례로 소개한다며 이것이 지난 제50강(토요일산행)의 결과라며 자찬이 대단하다. 여담이지만 김회장 25명으로 예상하여 양갱을 25개만 준비했단다. 결국 7명은 양갱 맛을 놓친 셈이다.

오전 10시 20분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는 며칠 전에 대관령에 첫 얼음이 얼었다는데도 반팔 옷이 어울리게 따스하고, 하늘은 아침의 안개가 덜 걷힌듯 뿌였다. 아마도 정상에서 서해 바다를 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선두는 언제나 처럼 이태일, 권정현, 김상열 여기에 요즘 주 2회 청계산을 탄다는 김권택회장도 선두다. 상담마을을 지나 정암사로 가는 포장도로로 들어서니 길가에는 추수한 벼를 펼쳐 말리고 있고, 길옆 밭에는 배추도, 상추도  마늘도 있고 빨간고추도 가을 냄새를 풍기고 있다,  여기저기 민가 앞에는 갓 뽑아낸 채소와 이고장의 특산물인 생강을 팔고 있다. 걸으며 어릴 적 고향의 감회에 조금 젖어 본다.
계곡길과 능선길의 갈림길을 지나니 오르막이 장난이 아니다 .가쁜 숨 몰아쉬기를 20여분 망자를 달래는 독경소리가 은은히 들리는 정암사에 이른다. 백제 무왕 때 창건한 절이란다.앞 뜰에 꽐꽐 쏟아지는 샘물이 있다는데 심한 가뭄 탓인지 별로다. 이 절은 쌍화탕이 유명하다며 ‘한부영‘ 한잔씩 권한다. 오르며 빠진 기운을 돋운다. 그런데 가격이 한잔에 이천원이다. 모두 오만여원이 넘는다. 절에 공양하는 값이란다. ’한부영부부님 잘 마셧습니다‘.

등산로는 계곡길과 능선길로 나뉘는데 능선길로 들어선다. 정암사를 출발하여 30여분, 급경사를 숨을 할딱거리며 오르니 정상까지 1.3K라는 표지판과 함께 덕목고개의 갈림길인 삼거리다. 시간도 느긋한데 쉬엄가자는 선두, 사과 한쪽, 물 한모금, 정담 한마디....한참을 쉰 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기를 다시 30여분, 광활하게 탁트인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진다. 해발 745미터의 전망바위란다. 규모는 작으나 오밀조밀한 기암과 억새, 오서산이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산길에 펼쳐진 억새밭이 눈 아래의  가을 들녘과 어우러져 별천지를 이룬다. 옆의 정승철은 부인이 함께 오지 못한 게 무척 아쉬운 모양이다. 손주가 뭐길래...
명정수와 박인순은 별천지를 카메라에 담느라 바쁘고 여학생은 모델이 되느라 바쁘다.
정상에서의 점심이라는데도 선두그룹, 전망바위에 가게를 펼쳐 풍광을 반찬삼아 김밥에 여념이 없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하늘이 맑지 못해 파란 서해 바다를 볼 수 없다는 ......

부인의 환갑여행을 동행하느라 참석치 못한 김해강이 배달한“선사표 복분자”도 한 바퀴 돌고, 한부영이 준비한 “고기반찬‘’도 다 팔리고, ”정신모표 삶은 계란”에 이부영의  위스키도 바닥나고, 과일상자도 비웠으니 그런데 어! 소주가 없네? 김경일과 백승국이 틀림없이 가져 왔을 텐데?  이분들 총무 말에 충실?하느라 팔각정에서 기다리다 지쳐 두 병을 거의 다 마셨다네요. 대단한 애주입니다. 또 한분 애주가 계십니다. 팔각정에서 쌀막걸리를 파는데 ‘원정일대원’ 멸치를 안주삼아 한잔을 들이키드군요. 소주만 아니었으면 나도 한잔 했으면.........

팔각정을 지나 정상까지 약 2키로는 갈대의 천국이다. 부부끼리 한 장, 친구끼리 한 장, 단체로도 한 장,  발과 다리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눈은 즐거운 모양이다.
오늘 제일 바쁜 사람은  찍사 명정수와 원조 찍사 박인순이다. 손가락도 바쁘다. 드디어 오서산 정상이다.  커다란 바위에 해발 790.7미터라는 표시와 함께 뒷면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허리를 휘감는, 억새능선을 헤쳐 나가다,
문득 뒤돌아 보면, 유난히 아름다운 낙조로,
온갖 시름에서 벗어나, 황홀경을 맛 볼 수 있다“
아! 이곳 내고향 보령

어! 그런데 안보이던 유근원이 그림자처럼 조용히 나타났다. 처음 오름길에서 몸이 주인을 탓하여 조기 하산, 오서산휴양림에서 휴식하다  하산코스인 월정사코스로 올랐다는 설명이다. 유근원대원 대단한 의지력이라며 모두 박수로 환영한다. 그래 “무올 유근원” 만세다.
하산길은 엄청난 가파름이다. 거기에 가뭄으로 인한 먼지까지. 오를 때보다 선두와 꼬리의 간격이 더 벌어진다. 정상에서 사진 찍을 때 보다 더 벌어진다. 4시 15분 드디어 마지막 꼬리가 버스에 오르며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이제 은행먹은 닭백숙을 즐길 차례다.

오늘의 닭백숙은 지난주 혼사를 치룬 ‘우재형’이 후원금을 희사했다는 안총무의 설명과 함께 시작하여, 15병의 소주와 맥주가 잔을 따라 오가며, 오랜만에 얼굴을 내미는 친구가 있으면 으래 있는 그 동안 못 보던 친구들의 근황도 오고가고, 활기 넘친 ‘정장우‘의 목소리에도 우정의 열매가 주렁정하다. 광천 젓갈시장에서 젓갈을 사야한다는 ’김상열‘의 강압?에 모두들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에 오른는데, 웬 표고버섯? 산지에서 딴 버섯을 기다리느라....
모두 10박스는 샀나보다. 오윤경부인이 두 박스를 들고 오르니, 정신모 왈 “오윤경 언제 철들거야? 이럴 땐 잽싸게 내려가 들고 와야지” 한바탕 웃음이다. 이제 광천 젓갈마당으로....
광천은 소문대로 보이는 것이 전부 젓갈 가게 뿐이다. 육젓, 새우젓, 어리굴젓,  없는 것이 없다. 새우젓 터널은 본 것으로 간주하고..... 7시경 다시 버스에 오른다.

오늘은 한국과 아랍에미리에이트의 축구가 열리는 날,  여덟시부터 축구경기를 구경하자며 지금부터 눈 좀 부치자는데....................... 드디어 8시 축구가 시작된다. 그런데 위성 수신상태가 맛이 갔다. 전화로 확인한 바로는 전반전 2대 영이란다. 9시가 되기 전인데 벌써 버스는 교대역에 도착하여 오늘의 강의를 모두 마치고 모두들 후반전을 기대하며 집으로 가는 길을 재촉한다. 오서산의 추억은 사진으로 확인하자며.......
학우 여러분! 우리가 이렇게 기쁘고 즐겁게 늙어 갈 수 있다면 행복한 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