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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이면 천산대 백산학과를 졸업할 예정이니, 졸업까지 6년( 72강좌) 남았네요.
겨울의 문턱에서 스산하게 내리는 가랑비에도, "골수회원" 인지 "골빈회원"인지  
산을 좋아하고 만남을 즐거워하는 24명을 태운  버스는 월요일 아침 러시아워를
뒤로 한 체 포천 백운산으로 향한다.(백운산은 전국에 20개가 있다함)

버스가 복정 사거리를 지나, 뻥 뚫린 외곽순환도로에 들어서고 김권택회장의
"회장으로서 권한을 달라"는 덕담에 모두들 "쟁취해 가지라"며 즐거움을 나눈다.
이어 정신모 대장의 백운산 산행소개......." 백운산은 경기도와 강원도를 구분짓는
산으로, 높이는 904미터, 크고 작은 연봉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가운데 깊은 계곡에서
흐르는 옥수와 구비마다 전설을 간직한 취선대등 절경이다."
" 산행은 일명 '카라멜고개'라는 광덕고개 마루턱에서 시작하여 백운산 정상을 지나
  백운계곡을 거처 흥룡사로 내려오는데 약 3시간 30분을 예상한다."

10시 정각 버스는 광덕고개에 24명을 내려 놓는다.
가랑비는 아직도 촉촉히 내리고, 구름은 금방이라도 내려와 발목을 붙잡을 듯 하늘은 무겁다.
모두들 알록 달록 우의를 챙겨 입는데 꾀꼬리가 6명이니 색갈의 다양함은......

그래도 모두들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랑비 속의 산을 오르며, 산의 내음이 폐속 깊숙히
스며드는 행복한 숨쉬기를 거듭한다.
해발 700 미터의 광덕고개에서 904 미터까지의 산행이니 가파른 오르막도 없고,
머리와 꼬리가 떨어질 염려도 없다.
지난번 치악산산행과 마찬가지, 빗속의 월요 산행이라,우리 일행을 빼고는 아무도 없다.
바람이 휘파람불며 지나가는 소리만이 가쁜 숨소리를 보듬어 안는다.

이야기는 육담(肉談)--"고장인지""고성능인지", "신문지를 덮는다고?" "허탈사의 몽정스님"
"모텔이란 조선놈은 들어가고 일본놈은 나오는 곳?"--성(聖, 性)域을 넘나들고, 거기에
'저자거리'이야기, 때로는 사자성어가 낀 고담준론까지 자유롭게 드나든다.

11시 40분 백운산정상, 구름낀 하늘은 국망봉도, 명지산도, 화악산도, 그리고 북쪽의
광덕산도 보여 주기를 거절한다. 증명사진 박고,  먹는 재미로 들어간다.
"김권택표 빠다빵""정신모표 삶은 계란""허영환표 복분자"'민병수표 경주빵"이 좌판에
펼쳐지고, "이태극표 이강주"도 선을 보인다.
하늘의 도움?인지, 비는 찾을 수 없고 땀에 젖은 몸에만 차거움을 느껴 서둘러 하산....
점심은 얼마전 딸의 혼사를 치른 "허영환 오빠"가  이동갈비로 쏜다니 발걸음도 가볍게...

그런데 왠일?, 선두 9명과 뒤따르던 15명으로 허리가 동강났으니....선두는 백운계곡을
횡단하는 길을 찾아서, 그리고 꾀꼬리가 낀 15명은 능선길을 따라 흥룡사로.....
백운계곡 코스는 급경사에, 물기를 머금은 낙엽쌓인 길은 미끄럽기가 장난이 아니네요.
"윤계섭은 다리가 풀린듯 몇번인가를 넘어지고, "이동욱"은 다리에 쥐가 난 것 같다.
그래 천천히 천천히 안전이 제일이니까.
백운계곡은 그 아기자기함이 여인의 몸매같고, 맑은 물은 어린아이의 눈빛만큼이나 맑다.
다리는 고생을 겪었지만 눈과 귀는 즐거웠으니 본전은 안되었을까?

흥룡사 주차장에는 먼저 내려온 대원들이 벌써 이동갈비 냄새를 풍기고 있다.
맥주 한잔으로 입가심하고, 소주와 막걸리 한 순배 돌고, 드디어 폭탄.....
취심천국(醉心天國)이라 友情의 술잔에 모든 시름담고, 육담을 안주삼아 실컷 마시고
떠들고, 노래방까지, 원샷 폭탄주 서너잔에 취해 세월을 아쉬워 하듯 客氣를 부려본다.

산속이라 어둠은 일찍 찾아든다. 그래 오늘이 월요일이지?
내일 또 다른 일이 우리를 기다리니 서둘러 서울로......
정다운 친구여!  29강의 시간 빠지지 말고  또 12월에.....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세.

**이제 우리들 연세?도 60을 넘었으니 "雅號를 부르면 어떨가"하는 제안에 여럿이
    공감하더군요. 그래 이날 알아낸 분들의 아호를 알려드림니다.
    김권택"綠川", 정신모"而沆" 안녹영"靑林" 박인순"天谷" 이태일"海岩" 우재형"禹愚"
    김상열"列井"  최상민"屛山" 윤계섭"岡岩" 권정현"泥浦" 정학철"無一"  허영환"同墟"
    유근원"无兀" 정병호"愚泉" 정승철, 이동욱 민병수 이태극 네 분은 아직 확인치 못해
    죄송하며, 이부영군은 "靑岩"이라고 이태일군이 알려 주셨습니다.
**허영환의 아호는 처음 올렸던 同琥(동호)가 아닌 同墟(동허)로 정정합니다.
    허영환대형 대단히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