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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여의 긴 가을 가뭄에 일요일부터 많은 비가 내릴거라는 기상 예보다.
회장단은 단비의 기쁨보다 월요일 치악산산행이 더 걱정되나 보다.
총동창회 가을 정기산행을 마친 일요일 오후부터 많은 비가 오늘 새벽까지 내렸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겅 보고 놀란다고, 7월 삼악산 기억이 아른이 떠오른다.

그래도 59산우회가 누구들의 모임인가?
아침 창을 여니 구름사이로 내미는 아침 햇살이 그렇게 반가울 줄이야...
높고 푸른 하늘, 탐스럽게 핀 국화꽃, 산과 들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이 게절을 뽐낸다.
거기에 정다운 벗들과의 산행이니 즐거움은 배가된다.

월요일 아침 7시 20분 교대역에서 전세 버스로 출발한단다.
그러나 어찌할고,정병호 월요일 아침 교통체증을 깜박했으니,
안총무에게 긴급 SOS하고, 택시는 요령있게 법 위반하여 20분 늦게 교대역에 도착한다.
우리부부 승차하자, 버스는 치악산을 향한다.

반갑고 정다운 얼굴들이다. 안총무의 소개로
"언제나 강철같은 사나이" 엄경삼부부 수줍게 인사하고,
"영원한 주례선생님" 최창균교수가 활짝 핀 웃음으로 인사한다.
"꾀꼬리의 영원한 오빠" 허영환은 딸 혼사로 바빠 "영환표 복분자"만 직접 전달했단다.
"박인순 대기자"는 59골프모임 취재차 불참하고.....꾀꼬리 8쌍 포함 26명이 수강한다.

이어 김권택회장 인사말
"이제 공식직함은 산우회회장이 유일하고, 회장하는 맛은 이렇게 마이크잡고 인사말이라도
하는 재민데,그 동안 천산대 수업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6개월만에 마이크 잡으니 감개무량"
"월요산행을 처음 시도했는데 아직 넥타이를 메고있어 참석 못한 벗에게 미안하고.."
"그래도 '식사 때' 회장님 먼저 라고 대접해주니 고맙고......."
짧게 한다던 인사말이 10분을 넘고,모두들 맑은 하늘만큼 환하게 웃음꽃을 피운다.

토요산행, 일요일 총동창회산행 그리고 오늘 산행까지 연 3일 출석하는 '정승철부부' 뜨거운
커피를 모두에게 나눠주며 "3일 연속 출장"을 자축한다.
"김권택표 양갱'이 전달되니 버스는 어느덧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서 빠르게 달린다.

여주휴게소를 지나니 하늘은 먹구름, 비는 세차게 버스차창을 두드리니 또 걱정이다.
'김경일' "안총무! 오늘도 비오면 무얼 할거야?"라 물으니, 안총무 못 들은 척....
서로 속이야 얼마나 답답할까? 원주 톨게이트를 지나니, 빗줄기는 가늘어지고
구름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일듯 말듯하니, 큰 비는 아니지 싶다.

예정보다 30분 늦은 10시 30분 치악산 국립공원 "황골"에 도착한다.
겁없는 아줌마들의 횡포(?)-휴게소에서아침 먹느라 지연-도 거드른 결과다.
날씨는 서늘하고, 얕게 드리운 구름은 비를 머금고 있으니, 모두 비옷을 걸친다.
꾀꼬리가 8명이니 노랑, 빨강, 파랑,옷색갈이 단풍과 어우러져 "무지개"를 만든다.
산 전체가 붉은 단풍으로 찬다하여 赤岳山이라 불리었다는 雉岳山에 무지개라....
오늘 산행은 우리가 처음이라는 매표원의 이야기다. 월요산행의 매력?일까?
산행은 황골에서 입석사-비로봉삼거리(점심)-비로봉(옵션)-고든치-향로봉-보문사
국향사로 내려오는 6시간의 산행이다.

황골에서 입석사까지는 포장도로다. 그런데 꾀꼬리들 벌써부터 뒤로 처진다. '민병수'曰
"여자들의 산행은 수다가 50, 먹거리가 30, 나머지가 산행 목적" 이란다
입석사를 지나니 가파른 오르막이다.머리는 정신모대장에 언제나처럼 '김경일''송영문''김상열''
'권정현''최상민''이태일이 앞장서고, 허리는 안총무 책임으로 안상원, 한부영부부, 그리고
3일 연속 출전하는 정승철도 있다. 최창균교수는 마음은 머리인데,몸은 허리그룹이다.
꼬리는 꾀꼬리 7명에,언제나 느긋한 '민병수' 그리고 '박인순대기자'를 놀라게 하겠다고
새로 장만한 DSRL 카메라를 메고온 카메라맨 '이태극교수'다.
그런데 '강철사나이''엄경삼'이  자꾸 뒤로 처진다. 부인은 잘 오르는데......
그래! 우재형이 꼬리를 맡았으니 걱정없지.

가파른 오르막을 가쁜 숨을 몰아쉬고,땀 흘리며  30분쯤 오르니 가파른 길 끝이다.
비로봉까지 2.1K라는 표지판이 있는데,구름안개가 산허리를 감싸고, 사늘한 바람은
땀에 젖은 몸이 추위를 느끼게한다. 쉬고 싶은데 그냥 전진이다.
잘 다듬어진 능선길을 오르니, 해발 1166M의 비로봉삼거리로 점심식사가 계획된 장소다.
그런데 초속 30M는 넘을 세찬 바람을 피할 마땅한 장소도 없고,
가쁜 숨을 몰아 쉬니 입가에 김도 서린다. 기온이 10도 근방인가 보다.
손도 시리고,체온도 떨어진다. 모두 자켓을 입는다 .
산을 가득 감싸고 있는 구름안개로 세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외에는, 비로봉정상도,
산아래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視界제로다. 바람만이 살아 움직인다.

선두그룹은 비로봉행을 접고, 바람이 없는 곳을 찾아 허기를 해결하겠다고 향로봉을 향한다.
10여분이 지나, 허리그룹이 도착하고 '정대장' 안총무에게 꼬리와의 연결고리를 인계하고
허리와 함께 향로봉으로.......

허리가 도착하니 선두는 벌써 막걸리 한병에 식사는 끝나는 중이다.
아마 15분이상 늦었나 보다.꼬리는 아직도 멀었는데...............
날씨는 춥고, 장소는 좁고, 한꺼번에 모이지 못했으니 어찌하랴.....
'영환표 복분자' 돌고, 막걸리 돌고, "신모표 삶은계란" 나눠지니, 김밥에, 유뷰초밥에,
홍어회무침에, 왕만두까지,그리고 새로 등장한 "김권택표 벌려봐 빠다빵"-뜻은 각자 해석-
그런데 더운 물이 없다. 가을 더위에 방심한 탓이다.
또 실수다. 준비는 아무리 잘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데........
식사를 마친 선두 어르신들 추위때문에 향로봉에서 만나자며 서둘러 떠나고...

다시 하산,가파른 경사에 흙길이 비에 젖어 무지 미끄럽다.모두들 한두번은 땅에
엉덩이를 부딪친다. 무지 추운데 무지 미끄러우니 추위가 먼저 도망간다.
능선 오르고 내리기를 몇차례, 선두에서 무선 연락이다.
"향로봉을 거치는 코스는 시간상 무리다""고든치에서 바로 관음사로 하산하자"
안총무 답한다 "아니다! 향로봉 국향사코스가 단풍의 백미다" 결국 선두의견을 존중한다.

고든치에 도착하니 하늘이 뚫렸다.구름이 걷히면서 보여지는 햇살, 상쾌한 바람,
그리고 멀리 펼처있는 산봉우리가 눈괴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고든치를 지나니 하산길은 낙엽으로 짠 카펫길이다.
빨갛고, 노란 단풍이 어우러진 낙엽길은 생짜로 눈에 넣고 싶은 아름다움이다.
오늘의 카메라맨 '이태극교수'는 꾀꼬리들의 인질이 된다.
올해 단풍은 가믐으로 색갈도, 모양도 예년만 못하다.그런데
떨어진 단풍으로 만들어진 낙엽길은 왜 아름다워 보일까?
생의 마지막을 혼신의 힘으로 부딪친 열정이 묻어서 일까?
우리도 생을 마감하며 아름답게 보일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해 본다.

조금 더 내려오니, 계곡의 물소리에 섞여 낙엽 흔드는 바람소리도 들리고,
숲향기가 지천으로 가득한 듯 느껴진다.
눈도, 귀도, 코도 즐겁고,  머리는 맑아진다. 아! 그런데 들려야할 새소리가 없다.
앞서가던 '한부영'이 설명해 준다
"치악산은 본래 붉은 단풍이 아름다워 '적악산' 이었단다.그런데 상원사에 얽힌 전설-
구렁이에 잡힌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꿩 세마리가 상원사 종에 부딪쳐
종이 세번 울림)으로 목숨을 건지고,구렁아 9마리는 용이 되었다--하여 산 이름은
'꿩 치자' 치악산이 되고 구룡사가 새로 창건되었다"한다
"그런데 새가 없겠느냐. 지근은 짝찾을 시기가 아니니 울어댈 필요가 없지"

모두 하산을 마치니 5시,버스는 강원도 콩으로만 만드는 두부전문집으로 향한다.
안총무 "송영문동문이 딸 결혼기념으로, 김권택회장이 집안 경사로 특별 찬조 하셨으니
           박수로 고마움을......"김회장의 월요 산행 赤字 걱정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저녁은 '최창균교수님'은 비주류로 꼬리 내리고, '정대장'은 정원초과로 하차하니
         주류10명,비주류 8명, 꾀꼬리 8명으로 자연스레 자리 잡는다.
'위하기''살리기''세우기' 구호에 한잔씩, 두부 한입에 한잔, 오가는 대화속에 한잔,
친구 좋아 한잔, 산행이 즐거워 한잔, 주류팀 각 한병은 순식간에 비워진다.
그래! 즐거워 마시는 술은 덜 취하지........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친구들입니다.
만나서 즐거운 대화 나누는 것이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소중하지 않을까요?
물이 맑아 산그림자를 깊게 안고, 산이 높아 물을 깊고 푸르게 만들어 주듯 우리도
함께 우정을 다져야 하는 세월이 되지 않았나 느껴집니다.

10월22일 총동창회 북한산 산행시 46회 선배님의 사모님(경기여고 40회라함)의
인사말이 기억나 적어 봅니다.
"남편이 좋아하는 산을 남편따라 열심히 다니다 보니 이 나이에도 이렇게 산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건강이 오복의 으뜸이라는 것 다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