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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경주 - 산내성당, 진목정, 와항공소 성지 ...

산내성당 성지 - 001.jpg

                                                     <산내성당>

 

천년고도 경주시 약 26km 서남쪽에 있는 산내면(山內面)은

‘가도 가도 산이요, 봐도 봐도 하늘뿐’인, 말 그대로 '산속의 고을'이다.

<산내면 홈페이지>

 

이곳에 1801년부터 천주교 복음의 씨앗이 떨어져 자라나,

1866년 병인박해 당시에는 선필, 진목정, 소태골, 우중골, 내와 지방 등에

많은 신자가 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산내면에는 의곡(義谷), 진목정(眞木亭), 와항(瓦項), 범곡 공소가 있었는데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쇠락해 가는 공소들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하여,

1999년 7월 의곡리 142(의곡2길 6-11) 현 위치에 산내공소를 지었다.

그리고 9년여가 지난 2008년 9월, 이 공소는 산내성당으로 발전했다.

산내성당-성모 동산-001.jpg      산내성당 성전 - 정 안드레아 신부와-002.jpg

                              <산내성당 성모 동산>                 <산내성당 성전 – 정 안드레아 신부와>

 

신자 2백여 명의 자그마한 산내성당에서는 정래곤 안드레아 주임 신부 혼자서

미사를 비롯한 모든 사무를 처리하고,

대부분 65세 이상 노인들인 신자들을 보살피고 있다.

낡아서 대처로는 못 나가는 자동차로 신자들을 태워 미사에 참례시킨다.

해외 유학의 엘리트이며, 교구에서 중요한 일을 담당하기도 했던 정 신부는

‘여기서 사목하는 게 너무 좋다.’며 진심으로 행복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 의곡공소

 

신라 시대부터 사람이 살아온 전통 있는 마을로,

조선 중기 월성 이 씨가 개척했다고 전해지는 의곡은

역촌으로 지정된 교통의 요충지였으므로 많은 사람이 살았고,

​병인박해 전후부터는 신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1893년 경상도 지방을 처음으로 사목 방문한 조선 대목구장 뮈텔 주교가

11월 6일에 의실(의곡과 같은 말) 공소를 찾았다는 기록이 있다.

의곡공소 자리에 지은 새 건물이 ‘산내공소’이다.

4개 공소 신자들이 합동으로 미사를 드려 왔고,

이 공소는 2008년 산내성당으로 승격되었다.

 

 

♣ 와항공소 성지

와항공소-001.jpg

                                                     <와항공소>

 

이곳에는 옛날부터 기와를 굽는 흙이 많이 출토되어

와항(기와 와瓦, 장인 공工 + 머리 항頁 = 항項)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이곳에 천주교 신자들이 언제부터 살았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높은 산 속에 있는 마을이고, 부근에 신유박해 이후부터 신자들이 살았던

선필, 탑골, 진목정 등의 신자촌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박해 시대 때부터 신자들이 이주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공소는 다 허물어진 건물만 쓸쓸히 남아 있을 뿐, 아직 성역화가 시작되지 않았다.

경주시 산내면 대현와항길 68-7 (대현리 2848)

 

 

♣ 범곡공소

 

지형이 범의 굴과 같다 하여 범곡이라 불리는 이 마을에

1910년 청도 구룡공소의 박기문 프란치스코 가족이 이사 오면서

주변 마을의 신자들과 함께 공소를 설립했다.

부산진 본당(현 범일 본당)의 7대 줄리앙(Julien 權裕良 마리오) 신부와

8대 페셀(Peschel 白鶴老 르네) 신부가 해마다 이 공소를 순방,

춘추 판공성사를 주재했다.

공소 2대 회장 박 토마 때인 1931년, 현재의 공소 건물을 지었다.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1760.

 

 

♣ 진목정공소 성지

진목정공소-001.jpg          진목정공소 성전-001.jpg

                                       <진목정공소>                                             <진목정공소 성전>

 

진목정성지는 병인박해 때 순교한 허인백, 이양등, 김종륜이 순교하기 전에

숨어 살던 동굴이 있는 곳이며, 처형된 후 육신이 땅에 묻혀 진토가 된 곳이다.

<‘82. 경주 관아와 옥 터 성지’ 편에 상술.>

 

깊은 산골에 참나무가 많았고, 참나무 정자가 있어서 진목정(眞木亭)이라고 칭했다.

옛날 사기굴의 가마터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오래된 마을임을 알 수 있다.

 

신유박해 때부터 부근에 신자들이 살았으므로,

이곳에도 박해시대 때 신자들이 피난 와서 살았던 것 같다.

 

1858년 무렵 최양업 신부가 순회 선교차 들렸던 기록이 있고,

다블뤼 주교와 뮈텔 대주교도 이곳을 순방했다.

경주시 산내면 상목길 13-59 (내일리 401)

 

 

◆ 바이블 가든 (성경 식물원)

바이블 가든 - 001.jpg           성모 동산과 성경 식물들-001.jpg

                               <바이블 가든>                             <진목정공소 성모 동산과 성경 식물들>

 

진목정공소를 찾아 골짜기를 올라가다가 ‘바이블 가든’이라는,

주위 경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유리집을 지나쳤다.

‘이 산속에 웬 온실?’

길이 점점 좁아지고 오른쪽 저 아래에는 개울이 흘러,

추락의 위험에 손에 땀을 쥐고, 더는 올라갈 수도 없고,

차를 돌릴 수도 없어 난감해하는데,

왼쪽 언덕에서 밭일하던 농부가 불쑥 나타났다.

‘어디를 가시느냐?’

“진목정공소로 가려고요.”

‘너무 높이 올라오셨네요.’

친절하게 차의 후진을 인도해 주셔서 위기를 벗어났다.

‘조금 내려가시면 유리집이 보이고, 그 아랫집이 공소입니다.

 바이블 가든에서 제 집사람을 찾으세요. 공소를 안내해 줄 겁니다.’

 

 

부인으로부터 공소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들었다.

공소 옆 들창을 여니 넓은 잔디밭이 시원하고

그 너머로 그들 부부의 집과 ‘바이블 가든’이 보인다.

서울대 농대 캠퍼스 커플로, 두 분 다 대학교수를 퇴임하고

이곳에 자리 잡아 ‘공소 지기’를 하면서, ‘성경 식물원’을 가꾸며 사는

안계복 베르나르도, 김영숙 글라라 인생의 아름다운 ‘제2막’이다.

 

성경에 나오는 식물, 하느님께서 인간의 삶 안에 현존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이스라엘 축제와 관련된 식물, 성전과 예배에 관련된 식물,

구원의 역사와 비유에 관련된 식물 등 40여 종이 식물원 안팎에서 살고 있다.

성경을 읽을 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식물의 세계를 보고 들으며

성경 속의 또 다른 세상을 보는 경이로움을 맛보았고,

두 분의 고즈넉한 생활에 부러움을 느끼며, 앞날의 축복을 빌었다.

 

 

♣ 진목정성당 성지

진목정성당 성지-001.jpg           진목정성당 성전-0091.jpg

                                       <진목정성당>                                             <진목정성당 성전>

 

 

대구대교구는 허인백, 이양등, 김종륜 세 분 복자의 순교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7년, 공소 오른편 산 위 1Km 지점에 순교자기념성당을 건립했다.

경주시 산내면 내일리 산 284번지(수의 길 192)

세 분 복자 가묘-001.jpg          복자성당의 세 분 묘소-001.jpg

               <세 분 복자가 계셨던 가묘>                               <복자성당의 세 분 묘소>

 

 

성당과 공소 중간에 복자들의 가묘가 있다.

1868년 울산 장대벌에서 참수당한 그들은 근처 동천강둑에 묻혔다가

박해가 지난 뒤 이곳 도매산에 안장되었다.

이후 교구에서는 1932년 5월 28일 복자들의 유골을 감천리 교구 묘지로 옮겼고

1973년 다시 대구 동구 신천동 복자성당으로 모셨다.

그리고 여기 성지에는 주인 없는 가묘만이 남아 옛일을 증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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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목정성당>

 

 

 

 
  • 방지기 2023.10.05 09:17
    마정의 성지 탐방이 하느님 보시기에도 대견하실 듯.
    앞날에 59뿐만 아닌, 나라의 신자들에게도 알찬 안내서가 될 걸로 봅니다.
    마정에게 감사하고, 큰 박수를 드립니다.
    무올
  • 마정 2023.10.05 11:22
    고맙습니다. 성지순례는 '집옥재'가 문 닫은 이후에도 계속할 예정입니다. 새 주소는 12월 쯤 부터 공시하겠습니다.
  • 구달 2023.10.07 06:09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구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