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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쉬운 가톨릭 안내 - 087 천사

 

 

사내가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멈춰라! 한 걸음 앞에 큰 바위가 떨어질 것이다.’

사내는 바로 멈춰 섰다.

커다란 바위가 바로 한 걸음 앞에 떨어져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사내가 길을 건너려 하자 또 소리가 들려왔다.

‘멈췃! 한 발짝만 나서면 차에 친다!’

사내가 다리에 급브레이크를 걸어 제자리에 서는 순간

자동차 한 대가 맹렬히 달려와 그의 코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놀란 사내가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늘에서 소리가 들렸다.

‘나는 너의 수호천사다.’

사내가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옘병, 그럼 나 결혼할 때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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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천사를 잘 알고 있다.

아기천사들은 예쁘게 생긴 소년 소녀이고, 하얀 옷을 입고, 등에 달린 날개로 날아다닌다.

좀 나이든 천사들은 인자하고 옷 잘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거나,

잘 생기고 건장한 남자로서, 날아다니며 창으로 악마들을 무찌른다.

절의 사천왕과 비슷한데 사천왕은 중생들에게도 무섭게 보이며 겁을 주는데 비해,

장년 천사는 큰 잘못이 없는 평민에게는 겁나지 않는 존재이다.

천사를 본 사람은 없으면서도 우리는 이렇게 천사의 이미지를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영혼과 육신으로 이뤄진 존재이다.

그러나 ‘가톨릭 교리’는, 천사는 하느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이기는 하지만

순수한 영적 존재라고 가르친다.

동시에 천사는 지성과 의지를 지닌 인격적 존재이며

사람과 인격적 교감을 나눌 수 있다.

또 천사는 "눈에 보이는 모든 피조물보다 훨씬 더 완전한 존재"이다. (330항)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천사'는 본성이 아니라 직무를 가리킨다"고 설명하면서,

"그 본성은 무엇인가? 영(靈)이다. 그 직무는 무엇인가? 천사다.

존재로서는 영이고 활동으로는 천사다." 라고 갈파했다.

 

 

가톨릭에서는 "천사는 그 존재 전체가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며 전령이다"라고 밝힌다. (329항)

이는 천사라는 말이 지닌 의미와 상통한다.

천사(天使 Angel)는 그리스어 앙겔로스에서 유래하는데, 이는 사절(使節)

또는 사자(使者)라는 뜻을 지닌 히브리어 말락(malak)을 번역한 것이다.

 

 

천사의 존재는 성경의 여러 군데에서 언급된다.

죄악이 창궐한 소돔을 멸망시킬 때 의로운 사람 롯을 구하고(창세기 19장),

외아들 이사악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칼을 빼든 아브라함의 손을 멈추게 하며

(창세기 22,11), 하느님 백성을 인도하고(탈출기 23,20-23), 소명들을 알리고(판관기 6,11-24),

예언자들을 돕는다(1열왕기 19,5).

 

세례자 요한과 예수 탄생을 알린 것도 가브리엘 천사이다.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탄생했을 때 천사들은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 하고 합창한다. (루카 2,14).

예수 부활 소식을 제일 먼저 알린 것도 천사들이었고 (마르 16,5-7),

그리스도가 다시 올 때 그의 심판을 도와드리게 될 이들도 천사들이다.

(마태 13,41, 루카 12,8-9)

 

 

성 미카엘 대천사와 사탄), 1518. RAFFAELLO.png 

 

<성 미카엘 대천사와 사탄 - 라파엘로>

 

 

그래서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천사들은 창조 때부터 구원 역사의 흐름을 따라,

줄곧 이 구원을 멀리서 또는 가까이에서 알리고, 이 구원 계획의 실현을 위하여

봉사하고 있다." 고 설명한다. (332항)

 

 

성경에 이름이 나오는 대표적 천사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세 대천사이다.

'누가 하느님 같으랴' 라는 뜻의 미카엘(Michael)은 다니엘서와 유다 서간,

요한 묵시록에 나온다.

악마들과 그 두목 루시퍼를 물리치고, 악룡(惡龍) 사탄을 무찌른다.

1950년 교황 비오 12세는 미카엘을 경찰의 수호자로,

악마의 세력으로부터 영혼을 보호하고 임종 때 피난처가 되는 수호천사로 정했다.

 

 

가브리엘(Gabriel)은 ‘하느님의 영웅’이라는 뜻으로, 즈가리야와 마리아에게 나타나

하느님의 소식을 전한다. (루가 1,13. 28).

 

 

“하느님께서 낫게 하셨다”는 의미의 라파엘(Raphael)은 토비아를 도와주고 말했다.

“나는 주 대전에 서 있는 일곱 천사 중 하나인 라파엘이다.” (토비아 12,15)

 

 

가톨릭은 위 세 천사 외에 위경(僞經)에 나오는 다른 이름들을 인정하지 않고

(745년, 라테란 공의회), 삼대(三大) 천사의 축일과(9월 29일)

수호천사 기념일(10월 2일)을 제정하여 천사공경을 장려하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서열이 있다는 착상에서 천사들도 품계가 있다는 학설이

제기돼 왔다.

4세기의 성서학자인 교부 성 암브로시오 즈음 부터 천사가 9품이라고 믿어왔고,

6세기 초 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지타(Dionysius Areopagita)는 네오플라토니즘적 도식과

성서에 나오는 천사들의 이름을 바탕으로 9품 천사를 다음과 같이 세 계급씩 도식화했다.

 

 

상급 천사 : 치품(熾品, Seraphim : 이사 6,2), 지품(知品, Cherubim : 창세 3,24),

                   좌품(座品, Thrones : 골로 1,16).

 

중급 천사 : 권품(權品, Dominates : 골로 1,16), 능품(能品, Principatus : 골로 1,16),

                   역품(力品, Potestates : 골로 1,16).

 

하급 천사 : 주품(主品, Virtus : 에페 1,21), 대천사(大天使, Archangelus : 1데살 4,16),

                   천사(天使, Angelus : 창세 19,1; 묵시 5,2)

 

 

가톨릭은 천사의 존재를 신앙교리로 선언하였다. <제4차 라테란 공의회 - 1215년>

1차 바티칸 공의회 - 1870년>.

그러나 천사의 본질이 무엇인지, 역할이 무엇인지, 사람마다 수호천사를 가지고 있다느니,

여러 계급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등등의 학자의 주장에 대하여

교회는 아무런 유권적 결정도 내린 일이 없다.

 

 

<馬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