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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지혜’는 아픈 형제자매를 섬기는 것

2015. 2. 10.

 

1858년 2월 11일, 프랑스 남서부 작은 마을 루르드에서

14세 소녀 베르나데트 수비루는 성모님을 만났습니다.

2월 25일 다시 발현하신 성모님은 작은 흙탕물을 가리키며

베르나데트에게 가서 마신 다음에 씻으라고 지시했습니다.

베르나데트는 손으로 땅을 깊이 파헤친 후 그 물을 마시고 목욕하였습니다.

그러자 깨끗한 샘물이 갑자기 엄청난 양으로 나왔고,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갖 종류의 병을 앓는 환자들이 대거 몰려와

이 샘물을 마시거나 몸에 뿌렸습니다.

 

이후 루르드에서는 지금까지 7천여 건의 기적 치유 사례가 보고됐고

그중에서 67건은 교회가 기적으로 인정했습니다.

<위키백과>

 

 

루르드를 세 번이나 방문한 바 있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92년부터 해마다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인

이 발현 첫날,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지내도록 하였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14년부터 3년 동안의 세계 병자의 날 주제들을

2014년 - 믿음과 사랑, 2016년 - 마리아처럼 예수님께 의탁하기,

2015년 - 마음의 지혜 “나는 눈먼 이에게 눈이 되고

             다리 저는 이에게 다리가 되어 주었다”(욥 29,15) 로 정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2월 11일 제23차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다음과 같이 ‘마음의 지혜’에 대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1. 이 지혜는 이론적 추상적인 인식, 추론의 산물이 아닙니다.

    마음의 지혜는 형제자매의 고통에 열려 있고

    그들에게서 하느님의 모습을 알아보는 사람들 안에

    성령께서 불어넣어주시는 생각과 마음의 자세입니다.

 

2. 마음의 지혜는 형제자매를 섬기는 것입니다.

    병자들에 대한 봉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치고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아픈 사람을 며칠 돌보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여러 달이나 여러 해 동안 그렇게 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환자가 더 이상 감사 표현을 할 수 없게 될 경우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얼마나 위대한 성화의 길입니까!

 

3. 마음의 지혜는 형제자매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아픈 형제자매와 묵묵히 함께하는 동행의 가치를 깨닫는 은총을

    우리에게 주시기를 살아있는 신앙으로 성령께 청하도록 합시다.

    우리가 곁에 머물면서 우리의 사랑을 전할 때

    아픈 형제자매는 사랑과 위로를 더욱 받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4. 마음의 지혜는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 형제자매를 향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바쁘고, 정신없이 일하고 활동하느라

    우리 자신을 기꺼이 내어 주고 다른 이들을 돌보며

    책임지는 것의 가치를 잊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잊어버린 믿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 자신에게서 벗어나 형제자매를 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우선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5. 마음의 지혜는 형제자매를 심판하지 않고 그들과 연대를 이루는 것입니다.

    사랑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픈 이들을 보살피고

    그들을 찾아가 만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욥의 친구들은 내심 그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욥의 불행을 그의 잘못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참사랑은 심판하지 않는 나눔,

    다른 이들의 회개를 요구하지 않는 나눔입니다.

    짐짓 남이 칭찬해 주기를 바라고 좋은 일을 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거짓 겸손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참사랑입니다.

 

6. 오! 상지의 옥좌(上智의 玉座, sedes sapientiae)이신 마리아님,

    모든 병자와 그들을 보살피는 이들을 위하여 전구해 주소서.

    저희가 고통 받는 이웃을 섬기고, 고통의 경험을 통하여

    마음의 참된 지혜를 받아들이고 키워나갈 수 있게 하소서.

 

 

의학은 나날이 발전하지만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병은 환자 당사자만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보살펴야하는 가족들에게도 큰 어려움을 줍니다.

 

교황께서 간결하게 정리해 주신

‘마음의 지혜’를 가슴 속에 새겨 넣고

병자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그 가족들에게는 마음의 위로와 기도를 드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