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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사람, 소외된 사람을 위한 기름을 준비해야

2013. 9. 2.

 

우리 가톨릭의 상징 중 하나로 물고기가 있습니다.

그리스어 ‘물고기(ΙχθυΣ)’라는 단어를 "예수(Ιησοτ) 그리스도(Χρτστοδ)

하느님의(θεου) 아들(υτοξ) 구세주(Σωτηρ)" 의 첫 글자로 풀어,

로마 박해시대에 신자들이 서로를 알아보던 암호로 사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범종((梵鐘 - 종), 법고((法鼓 - 북), 운판(雲板 - 구름 형태로 생긴 판),

목어(木魚 - 나무로 만든 물고기)를 불전사물(佛殿四物) 이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물고기는 밤낮 눈을 감지 않으므로 수행자가 졸거나 자지 말고

늘 깨어서 수도에 정진하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두산백과>

 

 

두 종교에서, 뜻은 다르지만, 물고기가 상징으로 쓰이고,

또 ‘깨어있으라’는 같은 가르침을 내림도 흥미롭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2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3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4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5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6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7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8 어리석은 처녀들은 ---

10 ---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11 (어리석은) 처녀들이 와서 ‘--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지만,

12 그는 ‘---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13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마태 25,1-13)

 

 

저는 이 구절에서 회사의 입사 면접시험이 생각납니다.

서류전형을 통해 면접을 보러 온 지망자들은

모두 학위나 자격증 같은 등(燈)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들과 면담을 하다보면 튼튼한 기초를 갖춘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속이 부실한 지원자도 적지 않았습니다.

 

등(燈) 속에 기름이 가득 든 사람과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으로 분류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에

깨어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냥 깨어있으라는 말씀이 아니라, 기름을 가득 채운 등을 들고

긴장하여 대기하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사회적인 일과 종교적인 일에 다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사회에서는 부단한 노력과 학습을 통해서

자기 자리(등)에 맞추어 사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기름)을

늘 갖추고 있으라는 말씀이겠지요.

 

종교생활에서는 어떤 등과 기름을 준비해야 할까요?

우리는 교회 안에서 여러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종 위원회, 레지오 등에 참여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한 등 안에는 어떤 기름을 채워야 올바른 불이 붙을까요?

자기 자신이나 주위를 밝히기 위한 기름일까요?

소속 단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름입니까?

 

 

약한 사람, 소외된 사람을 위한 기름이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기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의 모든 활동이 언제나 이러한 바탕에서 이루어지기를 빕니다.